중간점검

  골목식당이라는 tv 프로를 가끔 봅니다. 연말이 되니 일 년 동안 방영되었던 식당 중에 재방문하여 중간점검을 하는 장면이 방영되었습니다. 잘해서 칭찬을 듣는 곳도 있었고 쓴소리를 듣는 곳도 있었습니다. 칭찬을 받았던 곳 중에 기억에 남는 곳이 돈가스집을 운영하는 부부식당이었는데, 프로그램을 주도한 백대표로 부터 인정을 받아 제주도에 새로운 식당을 오픈할 수있도록 도움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반대로 거제도에 있던 한 김밥집은 변질된 모습으로 인해 부정적인 댓글들이 많이 올라오기까지 해서 백대표로 부터 쓴소리를 듣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끔 아내와 함께 이 프로를 보면서 도움을 받는 처지에 상응하지 못하는 자세를 보이는 식당 주인들에 대해 ‘왜 저런 좋은 기회를 만났는데도 저렇게밖에는 반응을 못 하지?’라고 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는 적도 있었는데, 이 경우를 보면서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좋은 기회를 욕심으로 인해 놓쳐 버리는 것 같아서였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로 부터 모든 것을 공급받으며 인생을 살아갑니다. 육체적인 생명, 그 생명이 보호받고 자랄 수 있는 가정, 그리고 이 세상을 살 수 있는 재능과 능력을 부여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제대로 가치있고, 의미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영원한 생명과 천국에 대한 소망을 약속받았습니다. 마치 손님이 별로 없어 운영하기에도 벅차했던 식당들이 방송국의 도움을 받아 새 메뉴와 조리법을 공급받고 장사 잘 되는 맛집 식당으로 거듭나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식당 중에 초심을 잃어버리고 결국은 찾아온 손님들에게 아쉬움과 비판의 대상이 되어 버리는 실수를 저지르듯이, 우리의 성도들의 삶 역시도 하나님께서 공급하고 복 주셨던 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내 마음대로 살아감으로 인해, 그 영예와 자랑스러움을 잊어버리고 초라한 세상 욕심에 오염된 인생을 살 위험이 있습니다.

  칭찬받는 식당이나 쓴소리를 듣는 식당 모두 기회는 동일하게 주어졌습니다, 똑같이 어려운 상태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세주를 만나서 열심히 어려운 상태를 벗어나려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중간점검을 해 보는 시점이 되자, 그 결과는 차이가 나는 겁니다. 우리의 신앙 여정도 똑같이 시작합니다. 예수 믿기 전에 인생이 어떤 것인지를 하나님은 묻지 않기에 세상에서 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다 새롭게 시작을 다시 하는 셈입니다. 그러고는 하나님께서 새 목표도 주시고 능력도 주시고 성령님으로 함께 해 주십니다. 똑같이 주십니다. 그런데 어떤 성도는 칭찬을 받는 쪽으로 나아가고, 어떤 분은 꾸중을 듣는 모습으로 변해 갑니다.

  2020년은 우리의 신앙을 중간점검하는 해가 되길 바랍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더 잘 하도록, 그리고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분도 같은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섬기는 모습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만일 쓴소리를 들을 것 같다고 생각이 되는 분이 있다면, 돌이키면 됩니다. 처음에 하나님이 자신을 만나주셨던 때로 돌아가, 다시 하나님께 엎드리며 하나님이 주신 목표를 재확인하고 성령님의 동행함을 기대하면 됩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관대하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길 기대하십니다. 나의 예배의 모습은 어떤지, 나의 기도 생활은 어떤지, 나의 목장참여는 어떤지, 나의 가정생활은 어떤지, 나의 영혼에 관한 관심은 어떤지, 나의 말씀을 읽고 실천하는 모습은 어떤지, 나의 헌신과 섬김의 모습은 어떤지 한번 스스로 점검해 봅시다.

  올해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습을 보시고 마음껏 기뻐하시며 우리에게 더 큰 사역을 위해 사역지를 확장해주시며, 더 많은 영혼을 섬길 수 있는 길들을 열어주시는 꿈을 가져 봅시다.

                                                               이 종 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