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 해를 보내며...

이때쯤이면 코로나로부터 좀 자유롭게 된 사회를 기대하며 한 해를 보냈었는데 오히려 상황은 코로나 초반과 비슷한 상황으로 돌아가 버린 모습입니다. 겉으로 보면 꼭 처음과 같지는 않지만, 심리적인 온도는 오히려 못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러 차례의 희망고문을 감내해 왔지만, 다시 그것을 강요받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보상을 약속받는다고 해서 회복될 문제가 아닌 것이 더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해결은 코로나가 사라지던가 완벽한 백신이나 치료약이 출시되어 코로나가 존재해도 별 위협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내려갈 때 기대할 수 있을 뿐이라고 생각되니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보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뭘 기도할 것인가? 물론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고 일상적인 삶이 가능해지는 것을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기도가 할 수 있고, 그 기도에 대해 하나님께서 어떤 모습으로든지 응답해 주실 것을 믿는 우리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 그 기도의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기도의 응답은 종종 하나님이 직접 일하시는 것보다 기도하는 자들을 통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는 것과 같은 환경의 문제, 천재지변 같은 문제는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개입이 요망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 답이 주어지기 전까지, ‘그 일이 벌어지는 상황 속에 있는 동안에 기도하는 자들, 하나님을 믿는 자들, 크리스천들은 무엇을 해야할까?’ 가 오히려 이 고난 중에 있는 세상과 이웃과 나 자신을 위해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성경에 보면, ‘여러분 가운데서 누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배부르게 먹으십시오” 하면서, 말만 하고 몸에 필요한 것을 주지 않는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약 2:16)’라고 합니다. 즉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진정 세상을 돌보시고 구원하시며 사랑하신다는 것이 느껴지도록 할 책임이 있다는 말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답답하고 고통스런 환경이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과 자비로움을 드러낼 수 있는 배경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을 직접 느낄 수 없는 분들에게 우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실제함을 보게 하는 것, 이것이 이런 환경 속에 함께 살고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의 존재가치입니다.

어느 시대고 절망적인 환경이 있었던 때는 있었습니다. 특별히 고대로 갈수록 환경이 어려우면 자연히 인간의 삶은 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초기 기독교인이 살았던 시대가 그런 시대 중 하나입니다. 그 당시 세계를 지배한 로마문명은 평안하고 일상적인 삶이 예측가능한 상황에서는 시민들에게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염병이 돌고 화재가 일어나고 자연재해가 벌어지는 환경이 되면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고통을 겪고 두려움과 불안이 가득 찬 상황 속에서 교회는 그 상황을 품고 위로하며 때로는 자신의 안전의 위태함을 감수하면서라도 주변을 돌보며 소망의 끈을 놓치지 않게 애를 썼습니다. 사실 그것이 초기 기독교가 로마사회에서 성장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기독교가 존재하고 교회가 있는 이유, 하나님의 자녀들이 이 땅에 있는 이유는 세상이 잘 될 때가 아니라 세상이 힘들 때라고 생각됩니다.

2021년을 보내면서 우리는 어떻게 한 해를 보냈는가를 돌이며 보면 함께 두려움 속에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물론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구하며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를 사용하시고자 했을 때, 우리는 준비가 되어있었나 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결심합니다. 내년에는 우리가 세상에 소망을 일깨우고, 우리의 것으로 돕고 섬기며 힘든 이웃를 돌보는 일에 용기를 내겠다고.... 그리고 그런 교회를 세워가고 싶습니다.

이 종 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