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줌으로 주일예배를...

다시 줌으로 주일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방역지침이 강화되었고 이번에도 교회 모임에 대한 규제는 예외가 없었습니다. 이런 교회를 향한 조처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해서 대면 예배를 지키려 하는 교회들에서는 소송했고 법원에서는 교회뿐만 아니라, 미사와 법회도 19명의 인원은 모일 수 있다는 판결을 했습니다. 이 판결은 소송의 당사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집회에 적용이 된다고 판시되어있기도 하니 이제 주일 모임은 19명 선에서는 모일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감염의 요인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꼭 모여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가?’ 라는 견해와 ‘주일예배는 교회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존재가치이기에 반드시 모여야 한다’는 견해는 지역사회와 교회 간의 대립뿐만 아니라 이제는 교회 간에도 이견이 있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예배가 교회 공동체성의 가장 중요한 표지라고 믿는 분들은 모임 자체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마치 일제 강점기 때 신사참배 상황에서도 교회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목숨을 건 것과 같은 결연함과 같은 생각으로 그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일예배는 꼭 대면으로 드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교회들은 교회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결국 전도의 문이 닫히면서 교회 존립의 문제를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대면만을 고집하지 말고 비대면의 방식을 활용하자고 합니다. 양쪽의 주장이 다 일리가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교회 간의 이런 논의가 교회의 본질을 찾기 위한 상황에서만 된다면 의미있는 논의가 되었을 텐데 정치적, 방역적으로 연관된 상황과 맞물려, 되다 보니 교회 간의 골만 깊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와 교회 간, 또 교회끼리의 문제만이 아니라 같은 교회내 교인들끼리도 이견을 만듭니다. 방역문제로 인해 비대면을 택하는 분들과 대면 예배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분들로 갈라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최소한 같은 교회 내에서는 이런 문제가 교회의 하나 됨을 깨뜨리는 것으로 발전하지 않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교회끼리도, 더 나아가서는 교회와 사회 간에도 분열과 대립의 국면으로 치닫지 않는, 상생의 방법을 찾는 겁니다. 우리 교회는 교회 존재 목적이 영혼구원과 제자 만드는 것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비대면 예배의 상황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염려가 되는 것은 비대면 예배의 상황이 우리의 영적 게으름에 대한 합리적인 핑계가 되거나, 모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도 비대면의 상황에 익숙한 모습이 되어버릴까 하는 겁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당분간 비대면의 예배를 드리는 것은 나름대로 장점을 찾으면서 오히려 우리 신앙의 긍정적인 기회로 삼기를 바랍니다.

비대면 예배는 교우들의 피드백을 통하여 볼 때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예배를 위해 더 준비하게 된다는 겁니다. 대면 예배를 드릴 때 보다, 좀 일찍 일어나서 방도 치우고 외적으로도 좀 더 준비하게 된다고 합니다. 줌 화면에 비치는 것을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설교에 대한 집중력이 좀 더 높아진다는 겁니다. 사실 설교를 하는 입장에서는 비대면 상황이 좀 더 힘이 듭니다. 그런데 듣는 입장에서는 집중이 될 수 있다고 하니, 좀 더 집중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찾아보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도 됩니다. 세 번째는 가정이나 자신이 있는 곳이 예배 장소임을 실감하게 되기에, 하나님 앞에 더 친근하고 더 밀접하게 서 있게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줌으로 예배하는 동안 이런 장점은 잘 살려가고 단점은 그것이 예배와 우리의 신앙을 방해하는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서 이 기간을 긍정적으로 보내면 대면 예배의 상황이 왔을 때, 우리의 믿음은 더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이 종 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