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제사에 대한 성도의 시각

 설을 맞아 다시 한번 제사에 문제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몇 번 이에 관련된 칼럼을 썼는데 그때는 적용하는 면에 대해 초점을 맞춘데 비해 이번에는 원칙적인 기준들에 대해서 나누려고 합니다. 이 면에 관해 연구한 장신대 현요한 교수님을 글을 인용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기독교에서도 조상제사의 예식을 수용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대개 조상 제사가 하나의 종교가 아니라, 단지 효의 실천일 뿐이며, 조상에 대한 단순한 추념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과연 제사라는 행위가 종교적 차원을 배제한 채, 도덕적 차원에서만 이해될 수 있을까?’ 라는 면에서는 불가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사가 한국의 전통문화라는 면에서는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기에 기독교가 수용할 수 없는 요소들과 수용할 수 있는 면들을 분리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 대안일 것입니다.

1. 조상숭배 제사에서 기독교가 수용할 수 없는 요소들은

1) 조상을 제사를 받을 수 있는 하나의 신으로 여기며, 신에게 제사하듯이 절하고 제사하는 것과 지방을 쓰고, 제상을 차려 올리고, 향을 피우고, 절을 하는 것 등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예배를 받으실 하나님은 오직 한 분뿐이며, 그 외 어떤 존재라고 신적 위치에 올려놓는 것을 우상 숭배로 여기기 때문입니다(출 20:3-5).

2) 조상의 신령이 복과 화를 내린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인간의 삶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섭리에 달렸다고 믿으며, 조상신이 주관한다고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 45:5-7).

3) 조상을 유교에서 말하는 천신과 우리 사이의 중보자 격으로 생각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신적 중보자는 오직 유일하신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라고 믿기 때문입니다(빌 2:5-11, 행 4:12).

4) 죽은 조상의 혼령과 교통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인간이 하나님의 성령과 지시를 따르는 천사가 아닌 어떤 존재와도 영적 교류를 가질 수 없으며, 또 가지는 것을 금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레 19:31, 20:27, 신 18:10-12).

2. 조상숭배 행위에서 기독교가 이어 취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들은

1) 부모에 대한 공경: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과 행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孝의 윤리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조화될 수 있습니다.

2) 세상을 떠난 조상에 대한 추모: 문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조상에 대한 공경인데, 우리는 그들을 신령으로 여겨 제사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우리를 세상에 내시고, 양육해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하고, 그들의 생전의 삶에 대하여 추모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조상이 남긴 신앙의 모본과 교훈을 되새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3) 성묘: 우리는 조상의 무덤을 찾아 성묘하며, 부활의 소망을 일깨움도 유익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성묘의 경우, 우리는 유교나 불교 혹은 무속의 복잡한 체계를 믿지 않으므로 삼우제(三虞祭) 등과 같이 날짜에 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대안을 찾은 것이 추모예식(추도식) 입니다. 추모식은 고인이 별세한 날 하는 것이 좋고, 시간과 장소는 가족의 합의하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모일이 주일과 겹치면 전날이나 다음날 하는 것이 좋으며 음식을 준비하되 진상(상차림)해서는 안되며, 추모예식 후에 나누도록 함이 좋습니다. 이런 기준을 잘 활용하여 성도의 가정에서도 조상들에 대한 감사와 남은 후손들이 교제를 나누는 시간을 다양하게 적용해 보길 바랍니다.

                                                              이 종 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