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말아요.

 우리 교인 중에 50대선을 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30대 초반에서부터 보았던 분들인데 어느새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 나이가 되면 특별히 관리한 분들이 아니라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게 됩니다. 특별한 병이 아니어도 40대 중반에서부터 50대 중반까지는 갱년기라고 하는 신체기능저하가 수반되는 특정한 시기를 거치게 됨으로 다양한 불편함들이 생기게 됩니다. 요즘 우리 교회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 집사님들이 이 증세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것을 봅니다. 일종의 노화현상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는데 남들은 알 수 없는 증세로 인한 불편함과 고통은 당사자들에게는 힘든 시간입니다.

 지난주에 저희 가정은 이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실 마루를 새로 까는 작업을 했는데 주부들에게는 무척 힘든 일입니다. 며칠 전부터 냉장고 식품정리를 시작으로 거실 주변에 있는 짐들을 정리하고 버리는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던 아내는 며칠 잘 버틴다고 했는데 어젯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아파했습니다. 소변에 피가 나오는 등 방광염 증세가 심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응급실에 갈 상황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예전에 사다 놓은 상비약을 먹고 버티는 아내를 위해 기도해 주었습니다. 기도 후에 겨우 잠을 청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마루를 까는 일은 가중된 것이지 요즘은 계속해서 교회부지매입에 관련된 일로 인해 정신적으로 긴장 상태에 있는 것이 더 문제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정신적으로는 버티고 있어도 몸은 힘들다는 증상을 보이게 되는가 봅니다. 그 다음 날에 들은 소식은 비슷한 증세로 힘들어하는 교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아마 이 분도 신체적인 증세 이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면 시부모님과 자녀들을 돌보고, 가정경제와 부모형제들의 문제까지, 신경을 쓰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 상태로 갱년기를 보내는 교우들이 꽤 있습니다. 그분들이 호소하는 건강의 문제들이나 신경을 쓰는 문제들에 대해 듣다 보면 잘못하다가는 큰 위험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경각심마저 듭니다. 그래서 바라게 되는 것이 ‘아프지 말기를 ...’ 그리고 기도하게 됩니다. ‘주님 자녀들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이 기간들을 잘 넘어가게 해 주세요.’

 젊었을 때는 건강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저만 해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20대 초반부터 이비인후과 계통이 좋지 않아서 몇 번 수술을 하는 바람에 특정한 부분에 대해 걱정은 했어도 전반적인 건강을 챙기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신체 전반적으로 걱정을 해야 하는 증세들이 나타나고 있기에 몸이 아프다는 것이 사람의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몸이 아프면 영적으로도 침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몸이 아프면 병원진료를 통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적으로도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많은 병자들을 치료해 주신 것은 그들의 육체적인 고통을 긍휼히 여기셨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육체적 아픔으로 인해 영적으로도 하나님과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몸이 아플 때,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야고보서에서 병든 자를 위해 장로들을 청하여 기도할 것을 명하는 대목이 나오는 이유도 성도의 병이 교회공동체의 영적상태를 흔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몸이 아프면 스스로 기도하는 것이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도는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누군가 아픈 성도를 위해 기도해줄 사람들이 교회 안에 있어야 합니다. 제가 목사로서 기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주변에 아픈 지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분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기도를 통해 육체의 질병이 치유되는 것은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역사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기에 이 기도를 통해 영적으로 강한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갱년기에 접어든 성도님들, 몸이 불편한 성도님들, 힘을 내세요. 함께 기도하면서 이 기간을 영적인 승리의 시간으로 만들어 갑시다.

                                                            이 종 수 목사